태안 기름유출 자원봉사현장 스케치

Posted at 2008/01/04 17:39// Posted in blahblah
약속했던 후기입니다

워낙 많은분들이 다녀가셨잖아요
그래서 각 매체에 속속들이 후기며 느낀 바가 소개되고 있어
어째 효용없는 동류의 글을 찍어내는것 같지만;

그래도 어수룩한 목소리를 내볼까해요
사진 위주로 갑니다~
그래서 좀 길어요 ㅎㅎ

*


홀로 출발할 예정이었던지라 묻어갈 수 있는 단체를 찾아봤어요

환경운동연합측 게시판을 들락거리던 중에
e토마토TV라는 곳에서 참가비도 받지않고 활동인력을 모은다더라구요
그래서 냉큼 신청했고,
그렇게 작년 12월 21일에 [충남 태안 구름포 해수욕장]을 다녀왔어요


목적지도 모른채(봉사활동 끝나고 알았음;)
무작정 새벽 6시 30분에 합정역에 도착했고,
토마토측에서 준비해준 단체버스에 올랐습니다

2대의 관광버스라곤 하지만 단체인솔이 쉽지않을진데,
담당자가 매번 인원체크까지 꼼꼼히 하는걸 보고 좀 놀랬습니다
칭찬해주고 싶어요 ㅎㅎ



*



달리는 버스-_-안에서 제공해주신 아침식사 도시락을 먹은 봉사자들이
한 잠 자고 태안에 도착한 시간이 9시 반쯤,

도착하자마자 눈쌀이 확 찌푸려졌어요

곳곳에 널린 쓰레기라니..
바닥엔 나무젓가락 봉지며 김 포장지같은 봉사자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들이 굴러다녔어요
사람이 다녀간 자리는 항시 지저분합니다

도우러 가는거잖아요?
좋은 맘으로 떠난 자리니 신경 좀 씁시다
봉사자들이 입었던 방제복 더미,
정말 곳곳에 쌓여있어요

방제복이야 어떻게든 정리해서 치워지긴 하지만
역시 많은 사람들이 1회적으로 오가다보니
2차 오염은 당연한 일일까요..

쓰레기 처리가 걱정되더군요



*

버스에서 내려 재차 인원을 체크하고,
차례차례 작업에 필요한 물품들을 배급받습니다

뒤로 보이는 막사에서 약을 탈 수 있어요
냄새때문에 머리가 아플지도 모른다, 약줄테니 먹고하라~는 방송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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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급받은 방제복, 마스크, 목장갑, 고무장갑

비닐장갑을 끼고 목장갑+고무장갑을 끼면
기름도 묻지않고 보온성도 좋다길래
비닐장갑을 따로 준비해갔어요




*




기름묻어도 괜찮은 헌 옷위에 방제복을 껴입었습니다
(외투입은채로 껴입었더니 활동성이 떨어지더군요)
바지속엔 무려 스타킹과 레깅스까지 3벌을 -_-; 챙겨입었으나
제가갔던 날은 그리 춥지않았어요 ㅎㅎ
주머니에 핫팩도 챙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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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토마토TV에선 매일 2대의 버스로 봉사자들을 태워 출발하기때문에
매번 새것을 지급할 순 없잖아요
장화는 공용으로 사용합니다

속이야 깨끗하지만, 아무래도 좀 개운찮아요 ㅎㅎ
그래서 어떤분들은 신문지를 둘둘말아 바닥에 깔아신기도 하더라구요
많이 크기도 해요 장화가


방제복 포장 비닐에 신발을 담고,
개인짐은 버스에 놓아두고~


작업장-_-을 향해 인솔자를 따라갑니다
해군에서 나온 분이 확성기를 통해 작업설명을 해주셨구요,





*
이렇게 천이 담긴 마대자루를 들고 해변으로 갑니다

기름을 닦아낸 면은 다시 자루에 담아
비닐을 여미고, 자루를 끈으로 묶어서
작업장 입구에 갖다두면 돼요




*

유후~
바다다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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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렇게 마냥 좋아할 순 없는 때깔

15일정도 방제작업이 진행된 곳인데도 기름자욱은 여전합디다
모래사장쪽은 그나마 맑아보이지만,
자갈밭은 난리도 아녜요




*
해가 더 떠오르니 기름자욱이 뚜렷히 드러났어요




*
요렇게 망울망울지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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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팅되기도 했습니다
초콜렛을 발라놓은 것 같아요 흐흐

디러~ 디러~~
정말이지, 이번 일 관계자들 전부 혼나야돼요
저질인간들



*
방법을 잘 몰라서 그냥 돌부터 박박 닦았습니다

.................


닦다보니,
근처에서 작업하던 고등학생들이 외치더군요

"야야, 바위 들춰봐 장난아냐 - ㅁ-);;"


그래서 작은 바위를 들춰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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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끅

심장마비 걸리는 줄 알았슴다 -_-;


진득한 타르 원액이 바닥가득 고여있더군요

이래서야 돌표면을 빡시게 닦음뭘해
물차고나면 다시 올라오는걸;


돌닦는게 문제가 아니라,
자갈을 들추고 고인 타르를 닦아야 합디다


그래서 박박 열심히 닦아댔어요
바위무게때문에 연달아 들춰대려니 버겁긴 하더군요;;

게다가 생각보다 물이 빨리 차올라

높아지는 해안선에 놀래 허겁지겁 닦다가
밥먹으러 모이라는 기별에
다시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겨우 12시 반밖에 안됐는데 물이 차오를줄은 몰랐어요



*
주차장 바닥에다 박스를 깔고, 배급받은 도시락을 먹었습니다


맛은.. ㅎㅎ ^^;

그래도 공짜로 주신 밥이라 맛있게 먹었습니다
이렇게 힘쓰는 일 할땐 그저 잘 먹어야합니다
출력이 좋아지니까요

증거샷 ㅎㅎ



*
홀로 식사를 하고보니 시간이 많이 남더라구요
그래서 다시 모일때까지 한바퀴 둘러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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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스럽게도 여러 단체에서 지원나오셨더라구요
태안교육청이며 교회들, 그래서 식사걱정은 안해도 될 것 같아요
컵라면, 생수, 음료며 귤같은 간식까지 무상으로 나눠주십니다

지하철에서 자주보이던 도너츠도너츠를 여기서 첨 먹어봤네요
그거 내 돈 주고 먹으라면 못먹겠음..; ㅎㅎ

돌다가 재미있는 상황을 목격한것이,
어느 여자분이 천막으로 가셔서는
"담배는 없나요?"

이러고 묻는거예요

나눠주시던 분들도 당황해서
담배같은건 사들고 오시거나 시내로 나가셔야죠 ^^;
하고 돌려보내긴 했지만 좀..

회사에서 단체로 발걸음하셨다가 담배가 떨어진 모양인데
요구할껄 해야죠
공짜로 퍼주면 아예 드러누울껀가..

개념 챙기고 다닙시다 -_-;




*
거기서 젤 깨끗하다던 화장실입니다;
비교적 깨끗하긴 하나 -_-; 수도가 없습니다

물티슈도 챙겨가주는 센스~





*
2차 오염이란게 이런거 아니겠어요

지방이라 가뜩이나 인력이 부족할진데
매일매일 발생하는 생활쓰레기까지 청소할 인력이 없으니
그냥 모아서 태우는 것 같아요

스티로폼이며 봉다리며 분리않고
막 태우면 추가대기오염은 따논당상임다

자봉하러 갈때 쓰레기봉투 챙겨가서
2차 오염을 막자는 제안을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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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제작업 후 제자리로 돌아온 마대자루들,
말끔하게 치워질지 걱정되는건 아줌마의 단순한 노파심일까요




*
많은 분들이 발걸음하셨어요
해안선이 인파로 그득하네요

이런거 보면 왠지 금모으기 생각나 ㅎㅎ

나도 걱정되어 찾아오긴 했지만,
죄없는 사람들이 이렇게 책임지고 수고해야 한다니
나라도, 잘못한 놈들도 따숩은 방바닥에서 엉덩이 지지고 있을때말이지

참 이해불가능한 시추에이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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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시 30분부터 방제작업을 재개했습니다
그새 해안선이 약간 낮아졌더라구요

육지에서 젤 가까운 해안선에서 바위를 들춰가며 닦는데
여긴 더 심해요. 그냥 막 바위마다 자갈과 얽힌 타르가 고여있음..

먹다남긴 짜장그릇마냥 타르가
흥건히 고여있어서
사진찍는것도 잊고 미친듯이 닦아댔어요

자갈틈에 고여있는 그것들을 손가락으로 파며 닦았더니
힘들긴 하더라구요 모종삽 하나 있었으면 그냥
저대로 떠내서 천으로 닦음 될텐데,

자갈밭으로 떠나실 분들은 모종삽 하나 챙겨가세요 도움되실꺼예요



그렇게 3시 반까지 닦다보니 귀환신호가 떨어졌어요
입었던 방제복을 지정된 곳에 잘 모으고,
연말정산용-_-서류도 잘 챙겨서 4시 20분쯤 서울로 고고~


멀긴 멀더군요
서울에 도착하니 9시 반이더만; ㄷㄷ


*

그렇게 작은 손이나마 돕고 돌아왔습니다

다녀왔더니 며칠 후에 회사에서 방제인력을 모집하더라구요 - _-)a;
재차 떠나려니 힘들어서 살짝 빠졌지만 -_-;

2007년을 뜻깊게 마무리한거라며 뇌까릴 수 있는 좋은 핑계가 되어준 것 같아요
이런걸 면죄부 삼는 나도 우습지 ㅎㅎ

하루빨리 생명이 살 수 있는 바다로 돌아오길 기원합니다

그리고 노통오빠도,
이번 일을 확실히 대처&처벌하고 관련규정 마련하시면
의미있는 임기마무리가 되지않을까 싶은데
이런 내 맘을 알기나 하실까 ㅎㅎ


2008/01/04 17:39 2008/01/04 17:39

잘 다녀왔습니다

Posted at 2007/12/22 16:47// Posted in blahblah
사용자 삽입 이미지
느지막히 일어나 태안후기라도 후다닥 쓰려고 보니 저녁약속을 잊고있었네요
나가봐야 하니까 새 글을 겸해 짧은 소감만 올려볼께요
홀로 자원해 다녀온 곳은 충남 태안의 구름포 해수욕장이었습니다

그곳까지 관광버스로 왕복 7시간,
워낙 오가는 시간이 길다보니 실제 봉사시간은 4~5시간 정도밖에 안돼요

그치만 열심히 닦고 닦았습니다
모래사장쪽은 깨끗한 모습이었지만 바윗더미쪽은 난감했어요

보름정도 방제작업을 해던 곳임에도 불구하고
바닥에 잔뜩고인 타르덩이들을 보니
오늘 네이버에 떴던 이경규씨 말처럼,

화가나서 손을 멈출수가 없더군요





구호물품같은건 많지만
실제로 면수건을 들고가 직접 바위를 들추고 손으로 타르덩이 닦는 일손은 부족합니다
해안선은 길어 자꾸자꾸 번지는데 비해 사람은 많이살지 않잖아요

아직 쌓인 원유덩이들이 많습니다
늦지않았으니 사지멀쩡한 성인이라면 시간내어 다녀오세요
50~60대 분들도 많이 보입디다
내 나이 마흔이 되어도 그 바다가 온전치 못할꺼라는데
거기서 난 산물은 어떻게 먹고살려고 그래요

천을 쥐고 바위틈을 헤집느라 손목은 퉁퉁 붓고 몸이 아파도
아직 남아있을 타르덩이들을 생각하면
맘이 편치 않네요





다녀와서 든 생각이라면

01. 우선 자원봉사자들을 위한 방제가이드 보급이 필요할 것 같구요,

02. 정부에서 또 돈보내는걸로 자기역활을 끝낼것처럼 보이는데
관련자들 다 감방에 집어넣고, 관련 기업들 엄벌에 처하고,
법 보강해서 이런 일 재발않도록 해야합니다


태초에 사람의 본성은 망나니인지라,
타인에게 피해를 줄때의 처벌법만은 강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에도 싱가폴처럼 태형 보급해야한다고 생각하는 본인입니다
(이회창씨가 좀만 빨리 출마했어도 그쪽에 표 몰았을지도 몰라요 전 ㅎㅎ)

03. 자원봉사하는 학생에겐 봉사활동증명서 발급해 주는데요,
이런거 발급해줄꺼면 봉사활동 여부를 확실히 체크해야 합니다
단체로 몰려와서 방제복입고 좀 닦다가 지들끼리 폼잡고 사진찍으라고 온 장소 아니예요
발로 냅다 걷어차고 싶었음..

04. 쓰레기 좀 버리지마라 ㅅㅂㄹㅁ
봉사하러 와서 뜯어먹은 나무젓가락 봉투, 우유껍닥, 비니루 날리는거 보니
열불나서 아놔.. 작은 조각이라도 함부로 좀 버리지말아요
가뜩이나 인력도 없는 그곳에 쓰레기를 버리면
그건 또 누가치울껀데 이 순두부색휘들 -_-


어우
생각하믄 할수록 답답한 일 태산이네요
현장 사진첨부한 후기도 조만간 올리겠습니다
2007/12/22 16:47 2007/12/22 16:47